본문 바로가기
지금 이 순간/2018년 학교에서

신입생 배치고사

by 호미랑 2018. 2. 4.

올해도 배치고사를 본다. 이미 다른 학교들은 폐지되는 추세인데 우리 학교는 시험을 치른다.

신입생이 입학하면 학급을 배치하는데 성적이 높거나 낮은 아이들이 한 학급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치는 시험이다. 한편으로는 중학교에 입학하니 초등학교의 자유로운 태도를

조금 버리고 긴장감을 갖고 공부도 하고 친구 관계도 신경을 쓰게 한다는 취지이다. 이렇게

긴장감을 주는 것이 어느 정도 효과는 있는 듯하다. 우리 학교가 과거에 워낙에 악명이 높았

던 학교인지라 배정을 발표하는 날부터 학생들은 난리가 난다. 또한 다른 학교가 잘 하지 않는

이 배치고사, 입학식 예행 연습 등을 하게 되면 아이들이 조금 더 긴장하고 행동을 조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요새는 가나다 순으로 순차 배열하여 배치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

나 성적에 차이는 없을 듯하다. 아직도 학생을 성적을 기준으로 바라보는 사고 방식이 당연하

다는 듯이 통용되는 현실이다. 학생을 관리 대상으로 바라보는 태도 역시 분명하다. 이런 점이

장단점이 있으나 나는 반대한다. 왜냐하면 사람이 가진 자존감, 자율성, 자발성보다는 학생을

대상화시키고 자존감을 떨어트리고 자기 행동에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가 더 강해지기 때문

이다. 


아이들 사진을 찍으니 아이들은 얼떨떨하고 긴장하고 무시하는 듯한 분위기가 나타난다. 처음

3반은 내가 감독을 들어간 학급이라 그냥 찍었으나 다음 학급부터는 간단히 설명을 하였다. 

그 삼단 같은 너희들 머리카락이 이제 몇 년 동안 너희들과 이별을 해야한다. 아쉬운 순간이다.

또한 오늘부터 졸업을 하는 날까지 일상을 사진으로 남기고자 한다. 내가 3년 뒤까지 함께 할

지는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아이들에게 간단히 설명을 하니 아이들이 훨씬 편안한 모습으로

시험을 치르고 나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