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2012년 학교에서

김연아 나무가 "있다, 없다" , 기청산식물원에서

호미랑 2009. 4. 19. 10:32

어제 4월 18일, 토요일 방과후학교 소질계발반에 참가하지 않는 학생들과 학교 환경봉사 동아리 학생 20여명이
가까운
기청산식물원에 답사를 갔습니다. 생태답사, 환경봉사 활동 등을 위하여 교육청에서 예산을 지원 받아
박기
호 선생님 지도 아래 여러가지 체험 학습을 기획하고 답사하는 동아리입니다.

기청산식물원은 1969년 이삼우 원장님이 '기청산농원'을 설립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로선 어려워지던 농촌 현실
에서 농사로도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고자 서울대 임학과를 졸업한 후 바로 낙향하셨습니
다. 사과농사를 짓던 농원에 당신이 아끼고 좋아하던 우리나라 자생 수목과 야생초들을 심어 그 당시에만 해도 거의 모
르던 우리 자생 식물의 가치를 널리 알릴 뜻을 품어 운영하다 2002년 사설식물원으로서 산림청에 등록되게 이릅니다.

학생들이 식물원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식물원에 들어가면 아래처럼 입장권을 사고 안내를 신청하는 곳이 나옵니다.



잠시 뒤에 식물원에서 기획을 맡은 선생님이 나오셔서 식물원에 대하여 친절하게 소개를 해주십니다.




자 이제 답사를 시작합니다. 식물원에는 아래처럼 곳곳에 답사길 겸 산책로가 펼쳐져 있습니다.




답사 순서에 따라 길을 걷기 시작하면 맨 처음 나오는 것이 고사리 종류입니다. 어렸을 적에 산에 다니면서 꺾었던 고사리
새 순이 탐스러운 모습으로 봄날 햇빛을 받으며 앙증맞게 자라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곳에서 아이들이 고개를 쳐들고 열심히 나무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소나무입니다. 이 나무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바로 '연아송'이군요. 김연아소나무이네요. 안내문을 읽어보니 버려질 나무 한 그루가 김연아라는 나무로 다시 태어났군요.
사람 보기에 쓸모가 없을 뿐 자연은 다 그 나름대로 자연 속에서 필요한 이유가 다 있지요.




바로 이 나무입니다. 가까이서 보니 정말 김연아가 두 팔을 벌리고 날아가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 나무도
아마 높이높이 솟아 올라서 더 많은 햇빛을 받기 위하여 자기 모습을 만들었겠지요. 김연아 선수가 정말 이 나무가
품은 뜻처럼 저 푸른 하늘로 아름답게 솟아오르기 바랍니다.




이 나무는 목련이군요. 목련꽃이 다 져버린 것일까요? 강사 선생님은 젊은 분인데 어떻게 그렇게 차분하게 아이들이
알아 듣기 쉽게 또한 재미있게 설명을 할까요? 딱따구리에 대하여 설명을 합니다. 딱따구리가 발톱이 다른 새와 달리
나무 껍질을 움켜잡기 쉽게 휘어 있다는 것, 부리는 다른 새보다 더 단단하다는 것, 딱따구리가 나무를 쫄 때 머리속
두뇌가 충격을 받지 않도록 머리뼈 둘레로 근육이 발달하여 충격을 완화시켜 준다는 사실 등 자연이 감추고 있는 지
혜와 신비함을 하나하나 설명해줍니다.




이 식물원은 여러가지 멸종 위기에 처한 나무들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이 식물원을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기관으로 지정을 하였습니다. 그 중 하나가 울릉식물코너입니다. 강사 선생님 말로는 한반도는 대륙과 바다 사이에
있어서 식물의 종 다양성이 다른 나라보다 더 많다 합니다. 울릉도도 그 중 하나이지요. 한반도라는 육지와 또 다르게
바다 한 가운데 있으면서 독특한 식물군락을 이루고 있지요.




에를 들면 바로 이 섬나무딸기입니다. 일반적으로 뭍에서 자라는 산딸기나무는 나무 줄기에 가시가 돋혀 있어서
산딸기를 딸 때에 조심하지 않으면 찔리게 되어 있지요. 하지만 이 섬나무딸기는 가시가 없습니다.

강사 선생님이 묻습니다.
"왜 이 나무에는 가시가 없을까요?"
덩치가 곰만큼이나 크고 인상도 대단한 찬우가 대답합니다.
"공격하는.......... 음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 하지."
"음, 답을 알고 있군요....^^ 맞습니다. 다른 새나 동물들이 공격하지 않으므로 자신을 보호할 필요가 없고, 그래서
가시가 없는 것이지요."
흠, 그렇군요. 다른 뭍과는 달리 울릉도 나무들에는 가시가 많이 없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요?




이것이 울릉식물관찰원입니다. 울릉도만큼이나 작게 만들었지요....^^ 하지만 울릉도만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그 앞에 이렇게 자그마한 바위로 독도도 만들어 놓았답니다.




나무를 자르면 어떻게 될까요? 나무에 물을 공급하는 수액이 흘러나오지요. 나무가 한참 자랄 때에 나무를 자르면
이렇게 수액이 흘러나와 흔적을 남깁니다. 이것이 공기중에 산소와 결합하여 산성화되면 붉은색을 띄게 됩니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이 간단한 것이 아니지요. 강사 선생님은 나무를 자를 때에도 잘라야할 때가 있다고 말을 합
니다.




이곳에는 약용식물관찰원이 있습니다. 여기서 삼지구엽초를 설명하는 모습입니다. 심마니들이 산에 오르기 전에 꼭
한 번씩 먹는다는 삼지구엽초. 사람의 기를 보해 준다는 약초입니다. 그래서 사슴이나 노루가 즐겨먹는 풀이라 합니
다. 사람들이 사슴, 노루 고기를 좋아하는데 아마도 이것 때문일까요? 사슴, 노루가 몇 년에 걸쳐서 먹은 약성분을 사
삶은 그 사슴, 노루를 잡아서 한 번에 해결하려는 욕심 아닐까요?




숲속 길가에는 민들레가 지천으로 피어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나무입니다. 이 때쯤이면 대나무 마디마다 수액이 차 있답니다. 군대에서 작전 중에 물이 떨어졌
을 때 대나무를 수액을 마시기도 하고, 일본 사람들이 아주 옛날에 일 년에 한 번 대나무 수액을 마시는 풍습이 있었
다고도 합니다. 한국에서 고로쇠수액을 마시듯 말입니다.
강사 선생님은 사람을 예로 들어서 설명합니다. 나무 수액은 사람 피에 해당되는데 사람이 한참 자랄 무렵에 사람 피
를 빨아서 마시는 것과 다름없는 것 아니냐고 말입니다. 그 동안 고로쇠 그 달콤한 맛을 시원하게 마셨는데 왠지 부끄
럽네요...ㅠ.ㅠ




이것은 버섯을 설명하는 모습입니다. 암에 좋다던가, 뭐라던가요....^^




이것은 무엇을 보는 모습일까요? 연못입니다. 인공 연못을 조성한 이유는 그럼 무엇일까요? 물론 습지식물을 보존하고
관찰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 오른쪽에 있는 이 나무, 낙우송이 물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연못입니다. 이 연못에는 개구리나 기타 수서곤충, 물고기 사는데 이것을 잡아먹는 새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또 연못 사진 저 끝부분에 있는 말뚝 같은 것을 박고 거기에 끈을 매달아서 새가 내려않는 것을 막아주기도 합니다.




이것이 낙우송입니다. 낙우송은 물을 좋아합니다. 물이 있는 곳에서 잘 자랍니다. 물을 좋아해서 이 나무는 뿌리를 땅 밖으로
드러냅니다. 물이 질퍽거리는 땅에서는 호흡이 가쁘니까, 숨을 쉬기 위해서 뿌리를 땅 위로 내민 것이지요. 이 뿌리를 기근이
라 합니다. 나무 아래 불쑥불쑥 솟아오른 것이 보이지요. 영어는 무릎뿌리(knee root)라 한다네요.




바로 이것입니다. 뿌리가 꼭 땅 속에서만 자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자, 다음은 메타세쿼이어와 낙우송입니다. 어떤 것이 메타세쿼이어고 낙우송일까요? 힌트를 달라고요. 낙우송은 가지가
비교적 마주보기를 하지 않습니다. 잎은 어긋나기를 하고요. 메타세쿼이어는 가지가 비교적 마주보기를 하고, 잎도 완
전히 마주나기를 하는 잎이지요. 이 사진으로는 잎은 잘 보이지 않지요. 정답은?

네 아래 사진에서 오른쪽이 메타세쿼이어이고 왼쪽이 낙우송입니다. 둘 다 측백나무과(삼나무과)이고요, 가로수로 많이 심
는 나무입니다. 낙우송은 실제로 이곳 포항에도 우현사거리에서 7번국도를 타고 흥해, 영덕으로 가는 길에 가로수로 심어
놓았습니다.



이것이 낙우송(위: 어긋나기)과 메타세쿼이어(아래: 마주나기) 잎입니다.
(출처: http://blog.daum.net/onidiras)




우리 반 한 녀석이 같은 반 다른 친구에게 말합니다.
"저 나무 가운데 '담'자 빼 봐. 니를 가리키는 거지!"
" +_+..........."




이 나무는 한 나무에서 자랐는데 잎이 서로 다른 경우입니다. 같은 나무에서 다른 나뭇잎이 나올 수 있을까요? 오른쪽
잎은 나무 아래 부분에 달린 잎입니다. 왼쪽은 나무 윗부분 모두에 달린 잎이고요. 또 선생님이 묻습니다.
"왜 한 나무인데 나뭇잎이 다를까요?"
"네, 아래에 뾰족뾰족한 잎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에요."
" ^^ . 네, 역시 잘 맞췄네요."
뾰족뾰족한 잎은 어린 나무일 때 나는 잎이라 합니다 어렸을 적에 나뭇잎을 먹어버리면 나무가 자라지 못하니까 이렇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잎을 뾰족뾰족하게 하고요. 나무가 다 크면 더 이상 보호하지 않아도 되니까 잎 가장자리를 둥
글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여러분, 이 나무 본 적이 있어요?"
'저것은 학교 주차장 벤치에 있는 등나무잖아.'
"..........."
"네, 이것이 등나무입니다."
'정말 아무런 생각도 없이 학교에 다니는군.'

"자 , 그런데 여러분, 갈등이 뭔지 알아요? 국어시간에 소설 배울 때 '갈등'이란 말을 들어보았지요."
".............."
'아니, 나는 국어시간에 분명히 가르쳤는데 왜 답을 못하지...ㅠ.ㅠ 갈은 칡 갈, 등은 등나무 등이라고 말이야. 그렇게
사람과 사람, 또는 마음과 마음이 얽혀있는 상태를 갈등이라 한다고...ㅠ.ㅠ'
"네,..쩝. 둘 다 자기가 혼자서 줄기를 세우지 못하여 다른 나무를 붙잡고 감아올라가는 성질이 있지요. 그런데 하나는
왼돌이 곧, 왼쪽으로 돌아가고, 다른 하나는 오른돌이, 곧 오른쪽으로 감아올라갑니다. 이러한 칡과 등나무가 서로 엉
켜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풀기가 쉽지 않겠지요. 그것을 갈등이라 하지요."



여기서는 늪에 대하여 설명을 합니다. 늪이 왜 중요한가. 람사르협약이란 무엇인가? 우리나라에 람사르협약에서 정한 보존
지역은 어디인가 설명을 합니다.
4월 중순인데 날씨가 여름 날씨네요. 오전 11시밖에 안 넘었는데 벌써 덥군요. 아이들도 지치고, 강사 선생님도 아이들 생각
해서 말이 빨라집니다.




길가에 핀 노란할미꽃도 덥다는 듯이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습니다.




답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이와 같이 방문객이 쉴 만한 공간이 갖춰져 있습니다.




답사를 마치고 질문을 받는 시간. 아이들 눈망울에서 기가 뿜어 나오네요. 이런 진지모드에서는 교사도 엄숙해집니다.




우리반 현호도 쭈그리고 앉아서 질문을 합니다. 정말 매사에 적극적인 녀석이지요.
3월 초에 개학하여 전학을 와서 친구를  사귀고, 학급에서 어떤 일을 맡아서 일을 하고, 오늘 여기에 참가해서 열심히
듣고 질문을 하는 데까지 말입니다.....^^




오늘 강사선생님이 물은 질문에 가장 열심히 대답한 찬우. 어깨에 힘을 주고 뒤에서 어슬렁거리던 성우. 역시 마지막 질문
시간에도 둘이서는 뒤에 앉아서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 기청산식물원 : http://www.key-chungs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