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날, 병아리가 태어나다
학교에서 닭을 키운다.
ㅁ 아침 교정에는 벛꽃이 지는 속으로
느티나무에 새싹이 돋아 교정을 연두빛으로 칠해나간다.
ㅁ 닭장에는 덩치가 큰 씨암탉이 있다.
이 녀석은 알을 낳지만 품지는 않는다.
아마도 양계장 닭이라 인공부화를 거치면서
달걀 품는 법을 잊어버린 듯하다.
ㅁ 이 녀석은 토종닭이다.
크기가 작아서 까투리(암꿩)와 비슷한 모양이다.
요즘은 대장 수탉과 덩치 양계장 암탉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ㅁ 대장 수탉의 위엄,
학교 건물 뒤로 뒷운동장이 있다.
본관 뒤에 도서관이 있고, 그 뒤로 작은학교 운동장만한 공터가 있는데
거기에 텃밭을 만들었다. 그 뒤로는 산을 끼고 울타리가 나 있다.
그 울타리 밖으로 뒷 운동장과 산자락 사이로 배수로가 나 있는데,
그 위로 닭장을 만들었다.
대장 수탉이 닭장 위에 올라가서 소리를 지른다.
가끔은 수업 시간에 들려올 정도이니 여름 한 철을 어떻게 지낼지 모른다.
봄이 가면서 날씨가 무더워지면 창문을 열어야 하는데,
이 녀석이 또 소리소리 지르게 되면
아이들 수업을 하는데 방해가 될지도 모르고,..
그렇다면,.... ㅠㅠ
ㅁ 불쌍한 녀석이다.
이 녀석이 어렸을 적에 고양이(족제비?)에게 몇 마리가 잡아 먹혔다.
이 녀석도 잡아먹힐 뻔하다가 닭장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한쪽 날개가 뜯어먹혔다.
그래서 한 쪽 날개가 없다.
그래도 이렇게 달걀을 낳고 달걀을 품고 있다.
날개가 온전치 못해서 달걀을 품는 것도 쉽지 않을 듯한데 말이다.
ㅁ 뒷운동장 한 구속에는 닭장이 있고, 한 구석에는 목공소가 있고, 그 뒤로 산자락에는 청솔모가 살고 있다.
ㅁ 설마 벌써 병아리 냄새 맡고 기웃거리는 것은 아니겠지...ㅠㅠ
ㅁ 그 뒷산 밑으로 참나무 몇 동이에 표고버섯을 심어서 잘 자라고 있다.
ㅁ 네 마리 가운데 달걀을 품은 한 마리를 빼고 세 마리가 뒷 운동장 텃밭에서 놀고 있다.
ㅁ 이것은 땅두릅이다.
고향에서 보내 온 것을 작년에 심었더니 올해 다시 싹이 튼다.
ㅁ 이것도 작년에 심었던 당귀,
다시 싹이 터오른다.
ㅁ 작년에 심었던 당귀가 가을에 씨앗을 여물어 떨어진 것들이 모종으로 자라고 있다.
ㅁ 이것은 작년에 심었던 도라지 순이다.
ㅁ 이것도 작년에 심었던 마의 새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