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폭설이 내렸다
포항에 4일째 폭설이 내린다.
오늘은 2월 13일이다. 그러니까 2월 10일부터 내린 셈이다.
교무실 박 샘이 이런 일은 자기가 포항 산 지 50년만에 처음이라 한다.
그러나저러나 나는 눈이 반갑다.
나는 소백산맥 한가운데 해발 600m 산골짜기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내가 어렸을 적에 겨울은 항상 눈 속에 살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눈을 치우고,
낮이 되면 눈싸움을 하고,
눈속을 뛰어다니고,
눈사람을 만들고,
눈보라 속을 달려가며 놀았다.
ㅁ 3일째 눈이 오던 어제 학교 아침 풍경이다.
ㅁ 5반 체육시간이다.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뛰어논다.
개구장이 현욱이가 나에게 눈을 던진다.
"아, 이 놈아!" 하고 소리쳐도 계속 던진다^^
ㅁ 얌전한 태원이도 누군가에게 눈을 던진다.
ㅁ 왕개구장이 재민이가 여기에 빠지면 섭섭하지!
ㅁ 역시 얌전이들은 얌전하게 논다.
5반 얌생이들 수민이, 도연이, 상엽이, 형진이다.
ㅁ 역시 눈사람 만들기를 빠트리면 안 되겠지.
여럿이 모여서 3단 눈사람을 만든다.
영화 『겨울 왕국』 이후로 3단 눈사람이 등장하고 있다.
ㅁ"야, 가슴을 키워야지!"
머스마들이라 가슴을 강조한다^^
ㅁ 5반 눈사람만들기 팀 기념샷!
ㅁ 얌전한 지환이도 오늘은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ㅁ 그러고 이렇게 2단 눈사람을 무너뜨려버린다.
"헐~!"
아이들이 인생살이에 쌓인 게 많은가보다 ㅜㅜ
ㅁ 역시 개구장이 명근이가 개구장이 현욱이에게 화풀이를 한다.
단단히 화가 났다.
내가 말려도 소용이 없다.
ㅁ 역시 개구장이 동현이도 누군가에게 당하고 있다.
ㅁ 현욱이는 도망가고 명근이는 지구 끝까지라도 찾아갈 기세다.
ㅁ 이번에는 지환이가 도망을 간다.
ㅁ 명근이는 현욱이와 대치 중이고, 아이들은 결말이 궁금하다.
ㅁ 결국 현욱이가 명근 흑곰에게 항복을 한다.
사람은 저지른 대로 되돌려 받는 법인가 ^^
ㅁ "아, 이건 아니야.
이건 너무하잖아....."
현욱이가 절규한다.
ㅁ 주변 아이들은 그런 현욱이를 그냥 놔둘 수가 없다.
ㅁ 역시 얌생이 태엽이도 눈싸움에 빠질 수가 없다.
ㅁ 운동장은 눈보라에 뒤덮힌다.
(이미지를 누르면 큰 이미지로 볼 수 있어요....^^)
ㅁ 아이들은 신날 뿐이다.
태어나서 이런 눈은 처음이니까 말이다.
ㅁ 눈속에서 대화나누기.
이런 특별한 경험은 태어나서 처음인 것이다.
ㅁ 재헌이는 눈속에 뒹굴기.
수민이는 눈속에 파묻기
ㅁ 눈속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ㅁ 눈도 먹어보고,......
ㅁ 재헌이는 더욱더 눈속에 파묻힌다.
눈찜질하기다.
ㅁ 이번에는 물곰 영준이가도 성이 났다.
ㅁ 그렇게 태어나서 처음 하는 눈속에 뛰놀기 체육 수업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