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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2013년 학급아이들-1학년5반

가을 햇살 아래, 아이들은 살아있다

by 호미랑 2013. 10. 17.

 

 

ㅁ 민재 얼굴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선생님, 이거 보세요.

청개구리 잡았어요."

민재가 청개구리를 잡아서 조심스레 두 손에 안고 있습니다.

 

 

 

 

 

 

ㅁ 9시 반에 모여서, 10시쯤에 이 자리로 이동하였습니다. 30분쯤을 걸었나요.

모여서 잠시 자유시간을 갖다가 아이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스피드 퀴즈네요.

2학년 학급처럼 숲이라는 테마에 맞는 프로그램을 준비하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숲 체험 놀이를 연수를 받고도 써먹지를 못했거든요..ㅠㅠ

말수도 적은 동구가 조심스레 설명을 합니다.

 

 

 

 

 

 

ㅁ 형진이가 어제 밤새 준비를 하였답니다. 6모둠 문제를 직접 만든 것이지요.

실장으로서 책임감과 능력에 마음이 듬직합니다요.

 

 

 

 

 

 

ㅁ 아이들이 스피드퀴즈를 진행하는 동안 나는 옆에서 편안하게 구경을 합니다.

카메라도 아이들에게 맡기고요,

내가 주로 카메라를 찍으니 내 사진을 볼 일이 거의 없는데

오늘은 내 사진을 보게 되는군요...^^

 

 

 

 

 

 

ㅁ 재헌이네 모둠이네요.

과일에 대한 문제였는데 영준이가 역시 재능을 발휘하였습니다.

영준이는 거의 모르는 과일이 없었어요.

 

 

 

 

 

 

ㅁ 5반 똘똘이 부실장 희웅이,

역시 형진이와 함께 프로그램을 준비하였습니다.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녀석입니다.

정말 무엇이든지 한 번 해보겠다는 자세가 훌륭합니다.

 

 

 

 

 

 

ㅁ 진격의 승빈이 모둠,

동균이가 목이 아파 빠진 점이 아쉽네요.

교실 뒤쪽 동네 친구들끼리 모둠을 만들었군요.

민석이 환하게 웃는 표정이 인상적이지요.

 

 

 

 

 

 

ㅁ 실장 모둠입니다.

그런데 문제를 출제한 실장네는 어떻게 문제를 풀었는지 궁금하네요...?

 

 

 

 

 

 

ㅁ 요새 들어서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간 태규가 스케치북을 넘기는군요.

오늘도 오후에 축구를 할 때 중원에서 펄펄 날았습니다.

 

 

 

 

 

 

ㅁ 5반의 주류, 승욱이 모둠입니다.

승욱이가 문제를 내는군요.

나라 이름을 맞히는 문제였는데 축구 선수 이름으로 맞추었지요.

때문에 축구가 약한 나라를 맞추기 어려웠다는 ^^

 

 

 

 

 

 

ㅁ 수민이, 타이머로 시간을 재고 있습니다.

자기 맡은 일을 하나하나 제대로 해내는 똘똘이입니다.

 

 

 

 

 

 

ㅁ 5반의 느긋한 모둠입니다.

평소에 성격도 느긋하고 마음이 평화로운 녀석들입니다.

지환이가 안 보이는군요. 문제를 출제하고 있을까요.

"지환이 어데 갔어~~~~?"

 

 

 

 

 

 

ㅁ "헛, 제 얼굴이군요."

쑥스럽네요.

한 페이지에 내 얼굴이 두 장이나 올라간 것은 2002년 디카를 찍은 이후로 처음입니다.

내 얼굴을 이렇게 사진 속에서 보면 무척 어색합니다. 거울을 봐도 어색하고요.

내 생각에는 내 얼굴이 조그더 갸름하고 볼살도 거의 없는 것 같은데 말이죠..ㅠㅠ

나만 그런 것일까요?

 

 

 

 

 

 

ㅁ 5반 냥이 재헌이입니다.

5반에서 가장 다양한 표정을 갖고 있고요,

사진을 찍어도 자세가 살아있지요.

그런데 이 자세는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요.

 

 

 

 

 

 

ㅁ 아이들이 원반 비슷한 것을 던지며 놉니다.

역시 야외에 오면 하는 놀이는 다 해봅니다.

 

 

 

 

 

 

ㅁ 소풍 준비팀이 보물을 숨기고 있습니다.

 

 

 

 

 

 

ㅁ 그 사이 아이들은 자유시가을 가지며 쉽니다.

역시 소풍을 와서도 게임은 놓을 수가 없습니다.

교사나 학부모는 게임을 아이들 문화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옛날 휴대폰이 대중화될 때에 아이들 문자 주고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던 부모들이 자식들 뭐라 했는데,

요새는 어른들도 카톡 중독자들 많잖아요.

 

 

 

 

 

 

ㅁ 또 다른 무리입니다. 역시 재헌이지요!

 

 

 

 

 

 

ㅁ 5반 일진들이 어디 갔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 여기서 '일진'은 장난스러운 표현입니다. 학생들과 일진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ㅁ 점심을 먹는 시간입니다.

이번 소풍 프로그램에서 아주 중요한 순서, 삼겹살 궈먹기입니다.

일진모둠은 벌써 자세부터 남다릅니다.

 

 

 

 

 

 

ㅁ 진격의 모둠입니다. 후라이팬이 깜찍하지요.

동현이가 개인용으로 준비한 듯합니다.

동현이가 잡고 있는 소시지가 보이지요. 헐~

삼겹살을 준비하지 않고 햄과 소시지만 준비하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모둠과 물물 교환을 하여 점심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ㅁ 오늘 거의 점심시간이 되어 나타난 병현이와 지환이.

자전거를 타고 집에서 여기까지 찾아오는데 길은 모르지요.

다리는 풀렸지요. 거의 두 시간이 넘게 자전거를 타고 왔습니다.

아이들이 기다리다기다리다 지쳐서 언제 오나 하고 기다리다가 둘이 나타나자,

"사귀어라!"

"뽀뽀해!"

병현이 반응도 만만치 않습니다.

 

 

 

 

 

 

ㅁ 역시 느긋하고 얌전한 모둠입니다.

얼굴들이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ㅁ 현욱이 자세가 나옵니다.

강찬이가 양념삼겹살을 준비한다더니 정말이었네요.

강찬이는 역시 남다릅니다.

그래도 맨처음 구운 한 점을 저의 입에 가져다 넣어주었어요 ㅠㅠ

감동의 눈물이 아닙니다. 삼겹살이 덜 익었더군요.

 

 

 

 

 

 

ㅁ 잔차를 타고 온 땀을 뺀 병현이는 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십니다.

병현이가 뜻밖에도 모험심이 있습니다.

역시 이 모둠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합니다.

성실 모둠이라 할 만합니다.

 

 

 

 

 

 

ㅁ 뒷자리 말 많은 녀석들입니다.

'수다 모둠' 되겠습니다.

동현이 표정이 살아있지요. 정말 솔직하고 배짱도 있고 할 말도 지대로 하는 녀석입니다.

 

 

 

 

 

 

ㅁ 여긴 5인5색 세진네 모둠입니다.

세진이 가디건이 아주 예쁘네요.

세진이 에너지가 넘치는 녀석이지요. 말도 넘치는 녀석입니다 ^^

 

 

 

 

 

 

ㅁ 라면까지 준비했습니다.

아이들은 삼겹살 후식으로 라면을 먹는 문화가 있습니다.

덕분에 라면국물 처리에 애를 먹었습니다.

 

 

 

 

 

 

ㅁ 이렇게 화려하고 즐거운 성찬이 끝나고 나면 더 큰 일이 남아있습니다.

뒷정리지요. 아이들에게 가장 안 되는 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행이 다그치고 다그치고 해서 종량제 봉투 2개로 끝냈습니다.

피티병을 분리수거를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소풍도 체험학습으로서 교육의 한 모습인데 이렇게 자연환경이 좋은 곳에 와서,

조상이 물려준 오래된 솔숲에 와서

뒷정리와 분리수거를 하는 것을 실천해보는 일,

미리 준비를 못한 점이 마음 한 구석에 남습니다.

 

 

 

 

 

 

ㅁ 보물찾기 순서입니다.

역시 소풍에는 보물찾기가 빠질 수가 없나봅니다.

그 40년전 어린 시절에 하던 보물찾기는 아직도 아이들에게 가장 즐거운 놀이로 살아있습니다.

 

 

 

 

 

 

ㅁ 눈썰미 좋은 승욱이가 하나 건졌군요. 아니 두 개를 건졌습니다.

 

 

 

 

 

 

ㅁ 동구가 상품을 받고서 활짝 웃습니다.

동구에게 보기 드문 모습입니다.

 

 

 

 

 

 

ㅁ 승욱이는 상품을 가그린을 받았습니다. 승욱이에게 꼭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승욱이는 또 썬그림이 탐이 납니다.

썬크림은 굳이 필요할 듯 하지 않는데 말입니다.

 

 

 

 

 

 

ㅁ 오전 프로그램을 마치고 오후 프로그램으로 곡강천 건너편 축구장에서 축구 경기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돌다리를 건너갑니다.

 

 

 

 

 

 

ㅁ 돌다리를 건너보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입니다.

 

 

 

 

 

 

ㅁ 돌다리를 뛰어건너야 제맛일까요^^

 

 

 

 

 

 

ㅁ 역시 호우성님은 느긋하십니다.

 

 

 

 

 

 

ㅁ 역시 민석이는 길쭉합니다.

 

 

 

 

 

 

ㅁ 역시 영준이는 안정감이 있습니다.

 

 

 

 

 

 

ㅁ 역시 민재에게 잔차를 들고 건너는 것은 무리데쓰네.

 

 

 

 

 

 

ㅁ 역시 형진이는 돌다리를 거부합니다.

"나는 너희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

네, 신발이 다 젖었습니다.

 

 

 

 

 

 

ㅁ 운동에 흥미가 적은 아이들은 폰을 만집니다.

그러다가 어떤 녀석은 고디를 잡으러 가고,

어떤 녀석은 잠자리를 잡으러 가고

어떤 녀석은 주위를 둘러보러 갔다가 지훈이가 잃어버린 교통카드를 주워오기도 합니다.

 

 

 

 

 

 

ㅁ 동현이가 고디를 잔뜩 잡아옵니다.

 

 

 

 

 

 

ㅁ 축구 경기 수학 A반과 B반으로 나눠 했습니다.

A반이 B반을 발랐습니다. 8대2? 5대2?

호우의 뒤태가 참으로 매력적입니다.

 

 

 

 

 

 

ㅁ 5반의 오른쪽 스트라이커 도연이가 호우를 돌파하고,

역시 왼쪽 스트라이커 민재가 공을 기다립니다.

 

 

 

 

 

 

ㅁ 민재에게 가는 공을 동구가 가로챕니다.

과연 성공하였을까요.

 

 

오늘 축구를 하면서 아이들이 살아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교실에서 그렇게 축 쳐지고, 정신없이 떠들던 아이들이 공을 차며 달리는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힘찬 모습이었습니다.

키가 큰 데 비하여 속도가 느린 민석이도 중원을 휘저어 달렸고,

조용하기만 한 동구도 왼쪽 최종수비수로서 한 몫을 다하고,

사내다운 듬직함이 넘치는 현욱이는 다리가 굵어서 슬라이딩을 하다 가랑이가 찢어질 뻔하였고,

너무 똑똑해서 탈인 원준이도 수비수로서 여러 차례 공격을 커트하였고,

평소에 뒷자리에서 말 없이 웃기만 하는 동윤이는 미드필더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맨 앞자리 수업시간에 조용하기만 한 지훈이는 미드필더로서 적절하게 공을 몰고 배급을 해주었고,

5반의 마스코드 태엽이는 골 앞을 휘저어가며 상대편 정신을 빼놓았고,

수비를 주로 하던 태규는 공격수로서 멋진 중거리슛을 선보였고,

아직 5반 축구팀에서 실력에 비하여 존재감이 약한 현재는 몇 차례 환상적인 중거리슛으로 상대편 기를 빼놓았고,

학교에서는 버벅거리던 공격수 호우는 오늘 중원을 밀어부치는 탱크였고,

떠벌이 태원이도 자기 맡은 공간을 충분하게 막아내어 강력한 수비진을 구축하였고,

역시 발이 빠른 지환이는 수비로서 공격수를 충분하게 막아내는 뛰어난 수비솜씨를 발휘하고,

승빈이는 역시 덩치로서 열심히 뛰어서 위압감이 있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세진이는 한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도 일단 공만 잡으면 펄펄 날아다녔고,

갈수록 네모가 되어가는 재민이는 여러차례 슬라이딩을 하며 잔디 구장을 마음껏 즐겼고,

늘 맥빠진 얼굴로 교실에서 쉰소리를 내며 "조용히 해라."던 담임 선생님도 멋진 후리킥과 오버헤드킥으로

"선생님, 진짜 축구선수 출신 아니에요?"라는 소리를 여러 차례 들었고,..^^

('오버헤드킥을 하면서 등으로 떨어졌더니 블로그에 글을 쓰는 지금도 허리가 지끈지끈,..

나는 20대 청춘이 아니야...ㅜㅠ')

모두 살아있는 모습으로 한 시간이 넘게 신나게 잔디구장, 아니 잡초구장을 달렸습니다.

 

축구 도중에 골키퍼를 하며 신나게 달리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교실에서 그렇게 책상 위로 엎드리고 멍하니 앉아 있고 아니면 그냥 대책 없이 떠드는 이 아이들

교실에서는 그렇게 늘어지지만 푸른 하늘 서늘한 바람 속 이 자연에서는 아이들이 살아있구나.

이 아이들은 에너지가 넘치는구나.

이 넘치는 에너지를 가진 아이들을 학교에 가두는 것은 아닐까.

불필요하게 오랜 시간을 책상 앞에 가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돌아봤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호우, 도연, 명근이를 태워줬습니다.

명근이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멀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지요.

"학교 마치고 친구들과 즐겁게 놀 시간이 부족하구나........." 등등.

평소 내 앞에서는 말수가 적은 명근이가 내가 잘 가라고 인사를 하자, 명근이도 인사를 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선생님도 잘 쉬세요."

그냥 '안녕히 가세요.' 하지 않고, '잘 쉬세요.'란 말까지 덧붙이는 명근이.

역시 교실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을 봅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