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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남성 주부생활백서

처음 아침을 차리다

by 호미랑 2012. 2. 9.

어제 처음 아침을 차렸다.
6시반에 일어나서 어제 저녁이 녹이기 위해 내놓은 코다리를 잡아 들었다.
간단하게 헹궈서 키친타월로 물기를 없애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앗, 그 전에 해물된장찌개를 해야쥐.
바지락과 새우와 미더덕을 씻는다.
두부, 표고버섯, 청양고추, 양파 등을 자른다.
쌀을 씻어서 밥을 짓는다.
마늘을 까고 다진다. 시간이 흐른다.
찌개그릇에 참기름을 한 술 넣고 양파와 다진 마늘, 된장을 볶는다.
육수를 넣고 끓인다. 육수는 어제 미리 준비하여 놓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7시 반이 되어도 찌개는 끓지 않는다.
결국 아내는 아침을 먹지 못하고 출근한다.
겨우 아들 녀석만 찌개를 한 숟갈 먹고 등교를 한다.
이런 젠장, 어제 아침은 실패다.

결국 오늘 낮에 퇴근하여 부랴부랴 코다리양념을 만든다.
아내에게 전화를 서너 통 하였다.
"고추장은 어디 있느냐, 깨소금은 어디 있느냐."
40분이 걸려서 완성을 하였다.
자다가 깬 아들 녀석에게 해물된장찌개를 조금 떠서 차리고,
코다리양념튀김을 차려주니 잘 먹는다.
맛있다 한다.

'아, 그래서 음식을 차려서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 중요하구나.
이제야 이해가 된다.'

아침 상차리기,
첫 날은 실패였지만 둘째 날은 성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