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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길 위에서

고향 마을 내 어른들이 살던 모습은

by 호미랑 2010. 7. 27.
방학을 맞아 고향에 갔다. 내 고향은 장수이다. 88고속도로를 타고 함안교차로에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로 갈아타서 장수IC로 빠져 나온다. 그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고향 마을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가면 장계면과 천천면이 나온다. 어려서 장계는 가본 기억이 없지만 어른들 말씀에서 가끔 들었던 기억이 나서 친근한 느낌이 든다. 천천면은 외갓집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이번 고향 방문에는 아들은 여행 학교 중이고, 아내는 아직 학기 중이라 나 혼자만 가게 되었다. 모처럼 시간이 나서 어려서 말로만 듣고 기억 속에 어렴풋한 마을들을 둘러보게 되었다. 


ㅁ 여기는 장계면 사무소가 있는 곳이다. 아직 정미소가 남아 있다. 엣날에 읍내에서 가장 큰 건물은 정미소였다. 그곳에 가면 그 귀한 쌀알들이 윙윙거리는 벨트를 타고 하얗게 쏟아져 나왔다. 어른 손바닥 만큼이나 폭이 넓으면서도 정미소 지붕 높이까지 걸쳐진 거대한 벨트들이 그 큰 정미소를 흔들며 쿵쿵거리며 천천히 하지만 힘차게 돌아간다. 뿌연 쌀 먼지 속에서는 건장한 일꾼들이 쌀 가마를 나르고 탈곡을 맡긴 농부는 쌀알 한 알이라도 흘릴까 눈을 치켜뜨고 바라보았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 난생 처음 보는 거대한 정미소 안의 기계들을 바라보던 광경은 장엄하기까지 했다.
그 정미소들이 이제 시골마다 얼마 남아 있지 않다. 벼를 깎아 쌀을 만드는 기계도 석유 냄새를 뿜으며 돌리던 원동기가 아닌 전기의 힘으로 하다보니 전과 같은 거대한 벨트는 별로 쓰이지 않는다. 사진을 찍으려고 정미소 주인분께 말씀을 드리니 "얼마 안 있으면 없어질 텐데---" 하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한탄하신다. 




ㅁ 정미소 입구





ㅁ 석발기(정미한 쌀에 섞인 돌을 골라내는 기계)





ㅁ 쌀을 쌓아놓은 모습




ㅁ 정미소 천정





ㅁ 로프. 전에는 7~80m도 넘을 듯한 대형 로프가 많이 쓰였지만 지금은 작은 로프들 뿐이다.




ㅁ 창고쪽에서 바라본 기계 장치들




ㅁ 장계정미소 사장님. 정미소 세월이 묻어난다.




장수에서 무주 가는 길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계남이 나온다. 계남에서 더 가면 장계가 나온다. 직진을 하면 계북이 나오고 무주군으로 들어간다. 장계에서 서쪽으로 좌회전을 하면 천천면이 나오고 진안에 이른다. 천천은 외할머니의 고향이다. 어린 시절 사진 속에 나오는 외할머니 환갑잔치인가에 내가 4~5 살적 사진이 있다. 하얀 한복을 입으신 외할아버지 곁에서 찍은 흑백 사진이 남아 있다. 그 사진 속 배경이 바로 이 집이다. 어렸을 적 그 사진 속 풍경이 궁금하여 차를 타고 이곳에 온 것이다.
여기서 가까운 곳 1km 이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