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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재미있을까!/이전 교육과정

국어2년1학기-1(1)창우야 다희야 내일도 학교에 오너라 - 좀더 커서는 어케 되었을까.

by 호미랑 2009. 9. 20.

「꽃피는 아이들」- 마암분교 


                                                                                         - 김훈 『자전거여행』중에서

김용택 시인은 내 친구다. 전라북도 임실군 덕치면 장산 마을 섬진강 상류에서 태어나서, 거기서 쉰 살이 넘도록 살았다. 그는 고향 마을에서 선생님을 하면서 아이들하고 함께 뒹굴고 노래하고 공 차면서 산다.

내 고향은 서울 종로구다. 고향에 가봐야 아는 사람 하나 없고 먼지만 풀풀 날린다. 그는 어쩌다가 서울에 오면 길을 몰라서 쩔쩔 맨다. 혼자서 어릿어릿 촌놈 행세를 하고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은 적도 있다. 그럴 때면 그는 내 사무실로 전화를 해서 "야, 여기가 어디다냐. 아니 뭐 이런 동네가 있어? 야, 나 좀 살려줘" 라고 투덜거린다. 내가 뛰어나가서 그를 데리고 온 적도 있었다.

그가 서울을 흉보면, 서울이 고향인 나는 속상하다. 나는 내 친구의 고향 마을을 사랑하는데, 내 친구는 왜 내 고향을 흉보나. 나는 억울하지만, 그래도 내 친구의 고향이 좋다.

나는 그가 살고 있는 임실군 덕치면 · 마암면의 산골마을, 강가마을에 자주 놀러갔다. 그래서 그 동네 아이들이며 동네 개들도 다 사귀었다. 마암 마을의 누런 개들은 내가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다들 뛰어나와서 내 주위에서 길길이 뛰면서 좋아라 한다. 흙발로 나한테 뛰어오르고 내 손을 핥아먹고 난리들이다. 한 놈을 쓰다듬어주면 다른 놈이 또 대가리를 들이민다.

마암분교 아이들 머리 뒤통수 가마에서는 햇볕 냄새가 난다. 흙향기도 난다. 아이들은 햇볕 속에서 놀고 햇볕 속에서 자란다. 이 아이들을 끌어안아보면, 아이들의 팔다리에 힘이 가득 차 있고 아이들의 머리카락 속에서는 고소하고 비릿한 냄새가 난다. 이 아이들은 억지로 키우는 아이들이 아니다. 이 아이들은 저절로 자라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나무와 꽃과 계절과 함께, 저절로 큰다.

아침마다 아이들은 6학년, 5학년을 앞세우고 재잘거리면서 산길을 걸어서 학교로 온다. 학교로 오는 아이들의 손에는 커다란 양동이가 하나씩 들려 있다. 아이들은 점심 때 밥 먹고 남은 찌꺼기를 이 양동이에 담아서 집으로 가져간다. 집집마다 돼지들과 개들이 이 아이들이 가져오는 밥을 기다리고 있다. 등교하는 아이들의 손에서, 노란 양동이들은 아침 햇살에 빛난다. 그 양동이에서 빛나는 아침 햇살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아이들은 책에서 배우기보다는 삶으로부터 직접 배운다. 점심 시간에 식당에 모여 밥을 먹는 이 아이들의 모습을 꼼꼼히 들여다보는 일은 나의 오랜 기쁨이었다.

밥을 실은 자동차는 낮 11시 50분에 분교 운동장에 도착한다. 본교에서 온다. 자동차 안에는 밥통과 국통과 반찬통이 실려 있다. 밥차가 도착하면 6학년 아이들이 달려나가 밥통을 운반한다. 1학년, 2학년, 3학년들은 식당에 가서 줄을 서 있다. 6학년들이 밥통을 식당으로 운반하면 5학년들이 밥을 퍼준다. 1, 2, 3학년들은 식판을 들고 5학년 앞에서 차례를 기다린다. 선생님 먼저 드리고 아우들에게 밥을 퍼주고 반찬을 덜어준다. 1, 2, 3학년들이 밥 먹을 때 장난치면 5, 6학년한테 혼난다. 5학년들은 다 먹은 아이들에게 밥을 더 떠준다.

다 먹고 나면 6학년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개수대에서 설거지를 한다. 다 먹은 아이들은 먹다 남은 밥 찌꺼기를 통에 붓고 나서 빈 식판을 6학년한테 내민다. 선생님이 개수대에 더운물을 부어준다. 6학년들이 식판을 씻어내면 4학년들이 식판을 모아서 챙겨놓는다. 6학년들은 설거지를 마치고 모아놓은 밥찌꺼기를 다시 아이들의 양동이에 나누어준다. 이것은 돼지밥이나 개밥이다. 그렇게 해서 점심이 끝나면 6학년들은 밥통, 국통, 반찬통을 씻어서 자동차에 실어서 본교로 돌려보낸다.

삶의 질서는 이처럼 아름답고 자연스럽다. 저절로 되어지는 속에서 아이들은 배운다. 가르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배운다. 삶이 곧 교육이 되는 학교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진리는 공부가 파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이 나르는 돼지밥통 속에 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진리는 추상화한 교훈 속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돼지밥통을 들고 집으로 가는 아이들의 뒤를 따라가면서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우리 집 돼지는 요즘 통 먹지를 않아서 걱정이다. 야 무슨 돼지가 그래, 안 먹는 돼지도 다 있냐? 그러게 말이야, 병원에 가봐야 하나. 아냐 돼지가 무슨 병원엘 가니…. 아이들은 그런 얘기를 하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김용택 시인은 마암분교로 오기 전에는 덕치초등학교에서 근무했다. 덕치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온 동네 개들이 다 모여서 이리 뛰고 처리 뛰고 놀았다. 이 개들은 아침에 아이들을 따라서 학교에 온 개들이다. 개들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교실 안을 기웃거렸다. 개들은 교실 창가에 턱을 고이고, 입을 벌려서 노래를 합창하는 아이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학교가 파해서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 개들은 아이들을 따라서 집으로 간다.

덕치초등학교는 여러 산골에서 오는 아이들이 모인다. 한 마을에서 서너 명씩 줄을 서서 학교로 온다. 겨울에는 얼어붙은 냇물이나 눈길을 걸어서 온다. 마을에서 6학년이나 5학년들이 앞장서서 동네 1학년이나 2학년들을 다 모아서 데리고 온다. 6학년들은 안전한 길을 알고 있다. 집에 갈 때로 그렇게 간다. 섬진강을 건너서 학교에 오는 아이들도 있다. 여름에 물이 불면 징검다리를 쓸 수가 없어서 아이들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 학교로 온다. 아버지가 동네 아이들을 다 모아서 배에 태우고 노를 젓는다. 아버지는 강가에 아이들을 풀어놓는다. 아이들이 집에 갈 때는 강가에 나와서 강 건너 마을을 향해 "아버지 오세요" 라고 소리지른다. 그러면 강 건너 마을 밭에서 일하던 아버지가 배를 저어서 강을 건너온다.

아버지가 마을에 안 계실 때로 있다. 그럴 때는 아이들은 강 건너편 물가에서 아버지가 돌아올 때까지 저희들끼리 논다. 아이들은 갈대 숲 속에서 염소를 싸움시키면서 논다. 새카만 염소를 한 마리씩 끌고 와서 박치기를 시키면 염소들은 성이 나서 뿔로 받으면서 싸움을 시작한다. 아이들은 갈대로 채찍을 만들어서 염소 궁둥이를 때리면서 제 편 염소를 응원한다. 그러다가 강 건너 마을에 아버지가 돌아오면 아이들은 아버지의 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여름 방학 내내 아이들은 물 속에서 논다. 방학이 끝나면 염소처럼 새카맣게 탄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다시 학교에 모인다. 아이들은 방학 때는 개학을 기다리고 개학 때는 방학을 기다리는데, 개학이나 방학이나 다 똑같이 신바람 나는 일이다.

나는 이 마을 아이들을 다 안다. 어떻게 생겼는지, 키가 얼마인지, 잘 웃는지, 무슨 놀이를 좋아하는지, 그 집 개가 누렁이인지 흰둥이인지도 다 안다.

박초이는 6학년 여자 아이고 윤귀봉은 6학년 남자 아이다. 이 아이들은 학교의 어른이다. 점심 시간에는 초이와 귀봉이가 나란히 앞치마를 두르고 설거지를 한다. 초이는 처녀티가 나고 귀봉이는 이제 변성을 시작해서 목소리가 걸걸하다.

초이는 이 학교의 큰누나다. 아이들의 온갖 치다꺼리를 다 한다. 초이는 마음속에 햇빛이 내리쬐는 것 같은 아이다. 초이는 이 학교 어린이회 회장이고 귀봉이는 부회장이다. 초이는 회장에 당선되었을 때 당선 소감에서 "1학년에서 6학년까지 모두 한데 어울려 잘 놀도록 하겠다" 라고 말했다. 초이는 지난 1년 동안 이 공약을 충실히 지켰다. 축구할 때도 1, 2학년을 빼버리지 않고 늘 함께 데리고 놀았다. 초이네 집은 닭을 기른다. 그래서 초이의 글에는 닭을 걱정하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아빠가 기르는 닭이 장난이 아니고, 우리 집 식구들을 먹여 살리는 닭이라는 걸 초이는 알고 있다.

귀봉이는 운암호수 물가에 산다. 귀봉이네 집은 민물고기 양식업을 한다. 그래서 귀봉이는 고기의 생리를 잘 안다. 낚시질도 잘한다. 귀봉이는 이 학교의 상머슴이다. 온갖 힘든 일을 귀봉이가 도맡아서 한다. 귀봉이는 집에서 김장을 하면 배추 속을 싸가지고 와서 점심 시간에 아이들에게 나누어준다. 운암호수에는 외래종 물고기 배스가 많이 퍼져서 재래종 물고기를 마구 잡아먹는다. 귀봉이는 배스를 미워한다. 귀봉이는 낚시로 배스를 잡아서 삶아서 개밥으로 준다. 귀봉이는 운암호의 배스를 모조리 잡아 없애기로 작심하고 있다.

귀봉이가 사는 집은 물가 바로 옆이다. 이 부락에는 3학년인 서동수와 서동수의 동생인 1학년 서창우가 산다. 귀봉이와 동수와 창우는 다들 자전거를 가지고 있다. 나는 마을 물가에서 이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놀았다. 내가 서울서 가져간 자전거는 비싼 미제 산악 자전거이고 아이들의 자전거는 다 낡아빠진 고물이었다. 아이들이 번쩍거리는 내 자전거를 너무 부러워해서 나는 무안했다. 그래서 한 번씩 내 자전거를 타보라고 했다. 아이들은 서로 먼저 타겠다고 다투었다. 나는 학년이 낮은 순서대로 타라고 했다. 그래서 1학년인 창우가 먼저 탔다. 창우는 아직 키가 작아서 내 자전거 페달이 발바닥에 닿지 않았다. 나는 안장을 낮추어주었다.

창우는 자전거에 올라타고 물가를 따라 내려갔다가 30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귀봉이와 동수는 약이 올라서 식식거렸다. 아이들은 간단한 자전거 수리 정도는 제 손으로 해냈다. 체인이 빠지면 나무토막을 지렛대처럼 끼워서 체인을 다시 걸었다. 나는 이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저녁 무렵의 운암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우리들의 그림자가 길게 물 위로 늘어졌다.

김인수는 3학년이다. 인수네 집은 여우치 마을 산속이다. 인수네는 무척 가난해 보였다. 인수네는 집이 없고 땅도 없고 가축도 없다. 인수네 아버지는 남의 땅에서 일해주고 품삯을 받아서 산다. 집이 없어서 사람들이 버린 빈집을 이 집 저 집 옮겨다니면서 산다. 인수네 아버지는 폐결핵을 앓고 있다. 마을 보건소에서 약을 받아오는데 인수가 약심부름을 갈 때도 있다. 지금 인수가 사는 집 마당에는 살구나무가 있고 무너진 처마 밑에는 제비집도 있다. 봄이 오면 살구나무가 꽃이 피고 제비들이 돌아올 것이다.

인수는 할머니 품에서 자랐다. 인수네 할머니는 작년에 돌아가셨다. 인수는 많이 울었다. '우리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내 마음은 슬프다. 나는 정말로 슬프다.' 라고 인수는 그날 일기에 썼다. 인수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좀 시무룩한 아이가 되었다. 점심 시간에도 혼자서 밥을 먹는다.

인수는 동시 짓기를 좋아한다. 인수의 글 솜씨는 김용택 시인도 인정한다. "나보다 인수가 월등해 보인다" 라고 그는 말했다. 인수의 일기장은 새, 꽃, 안개, 구름, 아침, 고추, 옥수수, 나무, 나비 같은 것들로 가득하다. 인수는 자라서 시인이 되려나보다. 그런데 인수한테 물어 보니까 그게 아니었다. 인수는 자라서 형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왜 하필 형사냐?" 라고 내가 묻자 "형사가 되어서 나쁜 놈들을 다 잡아 가두겠다" 라고 인수는 대답했다. 이 세상에는 명백한 악(惡)이 존재한다는 운명적 사실을 어린 인수는 알고 있었다. 나는 인수가 세상의 악을 알아가는 마음의 과정들을 생각하면서 속으로 울었다.

"왜 땅이 없고 집도 없느냐?" 라고 인수 아버지한테 물었다. 인수 아버지는 "본대(본디) 없었다" 라고 대답했다. 나는 또 한 번 속으로 울었다. 누구나 본래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그러니 삶은 얼마나 더 가난해지고 얼마나 더 경건해야 옳을 것인가.

인수네 할머니는 작년에 돌아가셨고 3학년인 은미네 할머니도 작년에 돌아가셨다. 6학년인 초이네 할머니도 그 무렵에 돌아가셨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아이들끼리 노는 시간에 양지에 모여서 할머니 이야기를 하다가 화장실에 가서 함께 운다. 집에 돌아가도 할머니가 안 계신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 은미는 할머니를 너무나 좋아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은미는 한동안 넋이 빠진 아이처럼 되었다.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았고 늘 혼자서 쪼그리고 앉아서 울었다. 김용택이 안아주고 달래주었지만 은미는 마음을 돌리지 않았다.

은미네 할머니 무덤은 학교 오는 길 산비탈에 있다. 학교에서 짓궂은 남자 아이들이 은미를 지분거리고 귀찮게 굴면, 은미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할머니 무덤에 들러서 그 못된 녀석들의 소행을 다 할머니한테 일러바치고 막 운다. 요즘엔 은미의 마음이 좀 열렸다. 슬픔이 다소 누그러졌는지 친구들하고 잘 놀고 아이들도 이제는 은미를 지분거리지 않는다. 은미는 그 동안 정말로 고생 많았다.

서창우와 김다희는 둘 다 1학년이다. 창우는 남자고 다희는 여자 아이다. 두 녀석은 언제나 꼭 붙어다니고, 노는 시간에는 끌어간고 볼을 비빈다. 이 담에 결혼하기로 맹세한 어린아이 커플이다. 학교 아이들도 모두들 두 녀석이 결혼하는 걸로 알고 있다. 6학년 초이는 다희네 집 담벼락에 '얼라리 꼴라리' 라고 낙서를 해놓았다. 교실 뒤 '우리들 차지' 난에도 '얼라리 꼴라리 다희랑 창우랑!' 이라고 낙서를 해놓았다. 그러나 다희와 창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붙어다닌다.

창우는 원래 이 마을 토박이 아이고 다희는 1년 전에 이 마을로 이사온 도화지 아이다. 다희네 아버지가 IMF로 사업이 기울어져서 이 마을로 들어왔다. 이 마을은 다희네 아버지 김병운 씨의 고향이다. 다희네 아버지는 밤에는 마을 파출소에 공공근로 방범대원으로 일하고 낮에는 공사판에서 일한다. 다희와 창우는 작년에는 학령 미달로 입학이 되지 않았었다. 그런데도 이 두 녀석은 매일 학교에 와서 밥도 같이 먹고 어깨너머로 공부도 하면서 '가짜 학생' 노릇을 했다.

다희와 창우는 첫눈에 서로 끌렸다. 만나자마자 친해져서 늘 끌어 안고 다닌다. '가짜 학생' 시절에 인연을 맺은 것이다. 이 '가짜 학생'들이 1년이 지나자 '진짜 학생' 이 되었다. 김용택 시인은 공부 시간에도 늘 두 녀석을 나란히 앉혀놓고 가르친다. 다른 남자 아이들이 다희를 지분거리면 1학년인 창우는 3학년이고 4학년인고 가리지 않고 막 울면서 덤벼든다. 그래서 이 학교 남자 아이들은 더 이상 다희한테 지분거리지 않는다. 다희를 창우의 짝으로 아예 내어준 것이다. 부모들도 이걸 다 안다. 다희네 집에 찾아가서 다희네 엄마 김춘자 씨한테 "이 녀석들을 결혼시킬 작정이냐?" 라고 물었더니 다희네 엄마는 하하하 웃었다.

마암분교 이야기는 한도 없고 끝도 없다. 전교생 17명인 이 작은 학교에서는 매일매일의 생활 속에서 매일매일 새로운 이야기들이 샘솟아 오른다. 날마다 새로운 날이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있다. 삶 속에서 끝없이 이야기가 생겨난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신나는 일인가. 봄에는 봄의 이야기가 있고 아침에는 아침의 이야기가 있다. 없는 것이 없이 모조리 다 있다. 사랑이 있고 죽음이 있고 가난과 슬픔이 있고 희망과 그리움이 있다. 세상의 악을 이해해가는 어린 영혼의 고뇌가 있고 세상을 향해 뻗어가는 성장의 설렘이 있다. 여기가 바로 세상이고, 삶의 현장이며, 삶과 배움이 어우러지는 터전이다.

자라나는 일이 배우는 일이다. 사람이 되어가는 일인 것이다. 귀봉이와 초이는 올 봄이면 졸업해서 이 학교를 떠나야 한다. 졸업식날 많이들 울 것이 분명하다. 이 졸업생들은 앞으로 10년 후 운암대교 위에서 만나기로 김용택 선생님과 약속했다. 그때, 나는 또 마암분교에 대해서 새로운 글을 쓰고 싶다. 창우와 다희의 앞날에 깊은 사랑과 커다란 기쁨이 있기를 기원한다.

http://www.shinyoungbok.pe.kr/jboard/?p=list&code=board1&page=1

그 뒤 중학교 생활을 소개한 기사는 아래입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life/16048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