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에 아내를 카풀하는 법원 삼거리까지 데려다 주고 다시 차를 몰고 창포동 연못
(어양지) 아래에 차를 세운다. 그곳에서부터 학교까지 걸어가는 것이다. 산길을 걷는다.
요사이 몇 년 동안 운동을 하지 않았더니 몸에 살이 붙고 둔해진 느낌이 들었다. 지난 주
화요일 5월 18일부터 걷기 시작하였다. 그러고보니 이 날은 광주민중항쟁 30주년이 되
는 날이다.
ㅁ 차를 몰고 장성동을 넘어서 창포동으로 내려가면 아이들이 등교를 하기 위하여 스쿨
버스를 타고 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ㅁ 창포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창포연못 어양지 쪽으로 올라가다
논두렁이 시작되는 곳쯤에 차를 세우고 걷기 시작한다.
ㅁ 논두렁을 가로지르는 길이 있다. 어렸을 적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논두렁길을 걷는다.
ㅁ 논두렁을 지나면 바로 산길이 시작된다. 엄청난 오르막길이다. 내가 어려서 뛰어놀던 고향
전라도 장수 소백산맥은 노년기 지형이라서인지 몰라도 이렇게 오르막길이 심한 곳은 많이 않
았다. 이곳에 와서 살면서 포항 지역은 산에 급경사가 많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 동안 산에 오
르는 것을 매우 싫어하였다.
ㅁ 숨을 헐떡거리며 4~5분을 오르면 드디어 산등성이에 올라선다.
바로 숲길이 이어진다.
ㅁ 능선길을 타고 걷다 보면 내리막길이 나오기도 한다.
ㅁ 또 다시 천천히 오른다.
ㅁ 갈림길에서 주의하지 않으면 엉뚱한 곳으로 빠지기 쉽다. 이곳 창포동 우현동 뒷산은
주택가 바로 뒤에 있는 산이라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온갖 방향으로 길이 나있다.
ㅁ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빠져야 하는데 왼쪽으로 빠지는 바람에 헤맸던 적이 있다.
ㅁ 숲길을 걷다보면 나무 사이로 여기저기 집들이나 학교들이 보인다.
ㅁ 또 다시 내리막길이다.
ㅁ 오르막길이다.
ㅁ 이 길을 걷기 시작한 지 둘째 되던 날 길을 걷다가 잃었다. 이 길을 처음 안내해준 사람은
옆에 학교 전 선생님이다.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에 근무를 하니 아침 출근 길이 비슷하다.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 길에 이 길을 걷는다기에 나도 따라 해본 것이다. 둘째날 길을 잃었을
때 전화를 하니 마침 선생님이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자칫하면 출근 시간에 지각을 할
뻔하였는데 선생님 덕분에 길을 찾았다. 이렇게 길을 잃었을 때 나를 기다리는 누군가를 만
나는 일은 반가운 일이다.
ㅁ 왼쪽으로 내려간다.
ㅁ 내리막길이다.
ㅁ 죽 내려가면 드디어 큰 길이 나온다. 이 곳은 7번 국도 옆에 있는 길이다.
ㅁ 산에서 나와 앞으로 가면 저 앞에 자동차가 한 대 있는 곳쯤이 7번국도이다.
ㅁ 국도를 100여m 내려가 횡단보도를 건너면 학교 정문이다.
정문에 들어서면 다시 마지막 오르막길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