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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감독, 데이비드 핀처

by 호미랑 2009. 1. 29.

"한국 영화 중에서는 '괴물'을 재미있게 봤어요. 상당히 놀라운 영화입니다. 풍자적인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데이비드 핀처(47) 감독은 29일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임을 의식한 듯 "'괴물'이 가장 재미있게 본 한국 영화다"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국내에서는 다음달 12일 개봉하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시간이 흐를수록 젊어지다가 어린 아이가 돼 세상을 떠나는 남자 벤자민 버튼의 일생을 담은 영화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1922년작 동명 단편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다음달 열리는 아카데미영화제에는 최다인 13개 부문에서 후보로 오르며 주요 부문 수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 영화의 프로모션차 일본을 방문 중인 핀처 감독은 영화에 대해 "한 인간의 일생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장대한 스토리가 가장 큰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벤자민 버튼이 여러 인물들에 의해 영향을 받고 때로는 상처를 얻으며 삶을 살아가는 것에 초점을 뒀다.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과 성격이 그가 만나는 사람들에 의해 완성되어지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원작 소설은 그동안 수 많은 감독들에 의해 영화화가 시도됐지만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진다'는 설정 때문에 한번도 스크린에 옮겨지지 못했었다. 감독은 원작 소설의 영화화에 대해 "우리(제작진) 역시 17년 동안 끌어온 오래된 프로젝트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영화의 프로듀서들이 오랫동안 기획하던 프로젝트였는데 나는 6년 전 연출 제안을 받으며 합류했다"며 "그 때는 이미 원작과 꽤 다른 이야기로 줄거리가 발전이 돼 있었다. 한 인물이 그의 일생 동안 어디에 가서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느끼는지 한꺼번에 보여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핀처 감독은 영화사상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파이트 클럽'(1999년)으로 유명한 거장이다. 1992년 '에이리언3'로 데뷔한 뒤 '세븐'(1995년), '패닉 룸'(2002년), '조디악'(2007년) 등 만드는 작품마다 기발한 상상력과 안정된 연출력으로 팬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그가 '세븐'과 '파이트 클럽' 이어 브래드 피트와 3번째 작업한 영화다. 감독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브래드 피트의 배우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래드 피트가 예전에 비해 달라진 점이 있는 것 같느냐'고 묻자 "예전에는 시간이 많았었죠"라는 대답이 웃음과 함께 돌아왔다.

"스타가 된 뒤의 브래드 피트가 훨씬 편안해 보여요. 지금은 특히 스튜디오의 세트에서 영화 촬영을 하는 것 말고도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그런 점이 그를 더 완전한 인간이자 배우로 만드는 것 같아요"

인터뷰 내내 "영화 재미있었냐", "2시간 45분의 상영 시간이 너무 길지는 않았느냐"며 영화에 대한 반응을 묻던 감독은 "한국을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그 곳의 팬들이 영화를 즐기도록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