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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길 위에서

포항 외국인시낭송대회 하나

by 호미랑 2008. 12. 16.

외국인 시낭송대회가 12월 14일(일) 저녁에 포항여성문화회관에서 열렸습니다.
포항여성회에서 올해로
3회째 마련하는 행사입니다. 포항여성회에서는 이주여성을 상대로 한글교실을 매주 1회씩 가르치는데
여기서 배운 사람들, 또 다른 곳에서 배운 사람들이 모여 고국에 대한 사랑,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한국
남편에 대한 마음, 한글의 아름다움이 잘 담긴 시들를 골라서 낭송합니다. 먼 나라 필리핀, 베트남, 인도
네시아, 중국, 가까운 일본
 등에서 낯선 땅 한국으로 시집을 오고, 일하러 온 사람들이 한국어를 익히
서 그 나라 말의 정수를 담은 시를 낭송하며 솜씨를 뽐내는 자리입니다. 시를 통하여 한국말이 갖고 있
는 한국 문화의 정수를 배우고 느껴보는 것이지요.


ㅁ 시작하기 전에 모습입니다. 간단한 뷔페식 저녁을 마련하였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나눕니다. 특히 포항여성회에서 마련한 포항 명물 과메기 앞에서는 줄이 앞으로 나갈 줄을 모르더군요.
포항 사람은 역시 과메기 앞에서는 정신을 못 차립니다.



ㅁ 올해는 시낭송 뿐만 아니라 다문화 축제로 주제를 정하여 각 나라에 대하여 소개하는 코너도 마련하
였습니다.



ㅁ 이것은 어느 나라에서 온 음식일까요? 참가한 이주민들이 직접 자기 나라 음식을 한 가지씩 마련하
였습니다. 쌀국수 등 몇 가지가 있었느나 사진을 찍으려 가보니 게눈감추듯 사라지고 없어서 이것 하
나밖에 담지를 못하였네요.



ㅁ 한국 생활에 적응을 하면서 이주 여성들은 부업을 배우기도 합니다. 이것은 등록상표 '옷이날개'입니다.
이주 여성들이 적접 재단과 봉재를 배워서 만든 옷입니다.



 ㅁ 오늘 함께 참석한 부부입니다. 딸아이가 장난꾸러기답게 입술을 삐죽이느라 사진을 찍는데 애를
먹습니다. 물론 그런 모습이 귀엽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ㅁ 포항여성회에서는 지역에 어린이문화방 사업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송도지역문화배움터
'바다솔' 아이들이 만든 퀼트 자수입니다.



ㅁ 오늘 바다솔 아이들도 프로그램에 한 꼭지 참가합니다. 자기 차레를 기다리면서 아이들은 신나게
놀이를 하며 즐거워합니다.



ㅁ 오늘 사회자는 포항CBS 유상원 아나운서님입니다. 사진으로 보니 더욱 미소년 삘이 나는군요.



ㅁ 여성회와 지역시민단체가 함께 하는 문화사업에 '대금교실'이 있습니다. 대금교실 사부이신 포항
명도학교 서정명 선생님이 칠갑산을 연주합니다.



ㅁ 엄마 아빠를 따라온 아이들은 아무래도 조용하게 음악을 감상하거나 시를 듣는 것이 잘 맞지 않지요.
옆에 있는 강의실에서 이런 저런 놀이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ㅁ 행사장 풍경입니다.



ㅁ 드디어 바다솔 아이들 차례입니다. 바다솔에 가면 아이들이 다 제각각입니다. 아이들이 다 그래야
겠지요. 특히 씩씩하고 활달한 아이들 목소리가 오늘 이곳에서 더욱 힘차게 울려퍼지는 듯합니다.
(사진을 누르면 큰 이미지고 볼 수 있습니다.)



ㅁ 역시 식전행사로 축하메시지를 동영상 UCC로 감상합니다.



ㅁ 포항여성회 윤정경희 회장이 축하를 합니다.



ㅁ 사진 안에 담기니 강당이 조금 작아보입니다. 눈으로 볼 대는 무척 넓어 보이는데 말입니다. 예년보다
올해는 강당 안을 가득 채워 의자를 더 마련해야 할 정도로 더 많은 가족과 시민들이 함께한 자리였습니다.



ㅁ 이곳 공간과 음식 마련에 도움을 주신 포항여성문화회관 윤영란 관장이 축하를 합니다.



ㅁ 첫번째 시낭송은 늘 활달한 꾸스야띠입니다. 시는 송애경 시인의 '나는 지금'입니다.



ㅁ 두번째 순서는 일본에서 온 마쓰자와 도시꼬입니다. 김현승의 '가을의 기도'를 오랜만에 누구보다 더
가슴 깊게 들려줍니다.



ㅁ 세 번째는 베트남에서 온 윙엔티투홍입니다. 베트남에서 살 때부터 시를 좋아하였고, 오늘도 직접
쓴 시 '엄마 생각'을 낭송합니다.



ㅁ 그네들이 시를 읊을 때는 그 시가 말하는 느낌과 생각을 온 마음을 담아서 노래합니다. 그 시를 듣고
있으면 한국 사람이 누가 저렇게 시를 절실하게 낭송할 수 있을까 라는 직업적인 의문을 갖게 됩니다.
나더러 시를 낭송해 보라 하면 그만큼 절실하게 낭송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들이 시를 낭송하는 모
습을 3년째 보면서 늘 그 아름다운 마음에 감동하게 됩니다.
객석에 앉은 청중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ㅁ 네번째는 몽골에서 온 자르갈입니다. 이성선 시인의 '사랑하는 별 하나'를 마치 산들 바람이 부는
몽골 초원 위로 사랑하는 별 하나를 찾으러 말을 타고 달리는 듯한 느낌으로 낭송합니다.



ㅁ 1부 마지막 순서로 필리핀에서 온 페이쓰입니다. 매년 참가를 한 선수지요..^^ 올해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란 시를 낭송하였습니다. 늘 그네의 열정에 감탄한답니다.



                          별 헤는 밤

                                                    - 詩 윤동주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계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