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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2012년 학교에서

졸업식장에서

by 호미랑 2013. 2. 8.

3학년 아이들이 졸업을 한다.

또 그렇게 한 시기가 넘어간다. 통과의례를 거치는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연도와 날짜가 바뀔 뿐이다.

우리는 늘 지금 여기를 살고 있으니 말이다.

중학교 1,2,3학년이라는 과거는 기억 속에만 존재하고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미래는 희망과 기대, 어쩌면 두려움 속에서만 존재하고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아이들은 역시 중학교를 떠나지만 '지금 여기'를 살고 있음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서 나는 행복해야 하고,

아이들도 지금 거기에서 행복해야 한다.

졸업을 맞이하며 나와 아이들이 떠나는 지금 여기 교실에서 행복하고 싶다.

졸업을 하여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도 자기가 있는 그 때 그곳에서 행복해야 한다.

 

 

ㅁ 정훈이 표정은 1학년 때와 같다.

얼굴은 좀더 통통해진 듯,

아마도 고등학교에 가면 더 날씬해지겠지.

인상은 여전히 후덕하다^^

 

 

 

 

 

ㅁ 녕우,

헤어짐을 앞두고 활짝 웃는 것은 서운함의 표현일 것이다.

사람은 때로 이별을 앞두고 활짝 웃는다.

 

 

 

 

 

ㅁ 성빈이는 벌써 영신고모드이다.

영신을 졸업하면 '해병대가 새피하다.'는 말이 있다.

새피하다는 '(겨룰 만한)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하찮다.'는 뜻을 가진 경상도 사투리다.

성빈이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

 

 

 

 

 

ㅁ 병조는 왠지 쑥스럽다.

늘 서글서글한 녀석이다.

오늘은 무엇 때문에 쑥스러워할까?

 

 

 

 

 

ㅁ 3학년이 되고 졸업을 앞두고 카메라 앞에서 이런 자세를 취하는 녀석은 뭔가 다른 녀석이다.

대개 3년이라는 시간을 거치면 카메라 앞 표정도 단순해진다.

진호는 그런 아이들과 다르다.

 

 

 

 

 

ㅁ 정호, 그 의젓한 모습으로 1학년 3월에 만났다.

지금도 여전히 의젓하다. 아니 더 의젓하여졌다.

정호가 이렇게 눈썹에 힘을 주는 것을 보기는 아주 드문 일이다. 

기윤이는 그런 정호가 쑥스럽다.

 

 

 

 

 

ㅁ 현준이는 유준이와 같이 예고에 진학한다.

현준이다운 선택이다. 끼가 있는 녀석이니까.

그 끼를 잘 살려서 즐거운 고등학교 삶을 보내기 바란다.

노력을 해야 한다.

 

 

 

 

 

ㅁ 규빈이, 무엇인가 고전적인 스타일이었다.

보통 아이들과 다른 그것이 규빈이 개성인 것이다.

그것이 규빈이다.

 

 

 

 

 

ㅁ 관구는 토론소년이다. 논쟁하기를 즐겨하였다.

한참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발달하고 그것에 대하여 대화하기를 즐기는 것이다.

그것이 관구다. 토론 수업을 몇 번이라도 준비하지 못하여 미안하다.

 

 

 

 

ㅁ 재윤이는 평화로웠다. 내 느낌이 그러하였다.

3학년을 평화롭게 보내고 싶었다.

재윤이는 평화로운 녀석이니 말이다.

 

 

 

 

 

ㅁ 원준이는 이제 막 사내 티가 나기 시작한다.

그 동안 살결이 뽀얗더니 졸업을 하면서 막 여드름이 나고 살이 트기 시작한다.

사내로서 털갈이를 하는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요사이 원준이는 시에 관심이 많다.

 

 

 

 

 

ㅁ 교혁이 표정 죽인다.

1학년 때와 똑같다.

하지만 얼굴은 더 골격이 분명하다.

그것이 변한 점이다. 고등학교에 가면 어깨도 벌어지고 가슴이 단단해질 것이다.

 

 

 

 

 

ㅁ 기현이, 조용하지만 속에서는 꿈틀이가 여러 마리 살고 있다.

외모는 아직 사춘기를 시작하려는 정도지만,

아마도 마음 속에서는 청춘이 꿈틀대는 까닭이리라.

 

 

 

 

 

ㅁ 민관이 정면 사진을 어렵게 담았다.

졸업을 앞두고 민관이가 적극 협조하였다.

키도 훤칠하고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인물이 훤하다.

 

 

 

 

 

ㅁ 댄스반 리더나 다름이 없었던 현규.

끼가 넘치는 녀석이다. 올해는 기타로 발산을 할까? 어쩌면 야자로 봉인당할지도 모른다.

덕연이는 에너지가 넘치는 녀석이다. 고등학교에 가서 그것을 발산할 통로를 찾아야 한다.

 

 

 

 

 

ㅁ 졸업식 행사가 시작되어 애국가를 부른다.

 

 

 

 

 

ㅁ 전통적인 의례에 따라 졸업식을 치르는 체육관은 엄숙하다.

 

 

 

 

 

ㅁ 창수가 졸업생을 대표하여 졸업장을 받는다.

 

 

 

 

 

ㅁ 성적이 좋은 아이들이 우수상을 받는다.

 

 

 

 

 

ㅁ 이사장님이 졸업식 축사를 한다.

 

 

 

 

 

ㅁ 제영이가 대표로 감사의 인사말을 한다.

 

 

 

 

 

ㅁ 마지막으로 교가를 부른다.

매덩 범근이도, 푸근한 준혁이도, 까칠이 도현이도 교가는 부른다.

 

 

 

 

 

ㅁ 교가를 부르며 발을 힘차게 구른다.

그리고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