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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길 위에서

현빈이 군에 가는 날 - Fandom

by 호미랑 2011. 3. 7.
오늘은 학교를 하루 쉬는 날이다. 그리고 오늘은 현빈이 군에 입대하는 날이다. 해병대에 입대한다.
마침 쉬는 날, 현빈이 입대를 하다니. 게다가 팬들이 2만명, 아니 1만명이나 온다 하지 않는가? 꼭
한 번 연예인과 그에게 열광하는 팬들의 모습을 찍어보고 싶었다. 이런 기회가 어디일까.

사실 현빈도 보고 싶었지만 그보다도 국민 동생을 보러 온다는 팬들 1~2만명을, 그 '팬덤'을 보고
싶었다.
포항에서 모처럼 쉽지 않은 기회가 오는 셈이다.


ㅁ 아침 7시40분에 집에서 출발하였다. 대안학교에 다니지만 구제역으로 개학이 늦춰져 집에 있던
햇님이를 태우고 출발한다.
아들 녀석을 학교에 내려주고 포항 해병대로 향한다.
해병대 가까이 가
니 아침에 손석희 시선집중에서 들은 대로 "가족은 좌회전, 팬은 직진"이라는 재미있는 안내 현수막
이 나온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1사단 정문으로 가보니 초병들이 돌려보낸다.

아침을 먹지 않고 나온 햇님이에게 아침을 먹이러 옆에 식당에 들어가는데 역시 아니나 다를까 아침
시간인데도 해병대원들이 드글드글하다. 하지만 해병대원은 많아도 팬은 보이지 않는다. 언론에서
하도 '포항에 현빈 특수'라는 말이 나오길래 궁금했는데 확인되지 않은 기대성, 낚시성 뉴스였다. 해
병대가 있는 오천에서 일반 영업 하는 분들이 느낄 정도로 '현빈 특수'라 할만한 현상은 없었다.
그렇게 아이에게 아침을 멕이고 차를 돌려 해병대 교육훈련단 정문으로 다시 출발.

정문 앞에 차를 주차하고 내리니 팬이 100여명 남짓한 정도로 모였다. 이 때 시간은 9시 조금 넘었
려나.
'그렇게 많지는 않구나!' 생각을 하면서 사진을 찍는데 날씨가 바람이 불어서 쌀쌀하다.





ㅁ 역시 맨 앞줄 일본에서 온 분들인가, 카메라 셔터 터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ㅁ 역시 해병대가 남자 군대라서 그런 것일까(사실은 해병대에는 여성 장교들도 있다!), 야외 화
장실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9시 전부터 와서 12시까지 기다리려면 누군가는 화장실에 가야
것이다. 내 옆에서 관광 가이드 같은 분이 "팬들은 여자 분들인데 화장실을 설치 안 했어요."라
고 이야기를 하시길래 자원봉사를 하는 해병전우회 분에게 말씀을 드린다. 그 분이 좀 있다가 이
곳 안내 책임자인 듯한 해병대 장교 분에게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잠시 뒤에 적절한 조치가 취해
다. 30명씩 끊어서 해병대 병사들이 인솔하여 화장실로 고고~





ㅁ 오늘 가장 많은 인터뷰 요청을 받은 일본 팬분들. 아마도 "현빈, 싸란해요!" 란 말과 손바닥을 
100번쯤은 한 듯하다. 방송3사뿐 아니라 여러 언론사에서 취재를 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
인 팬은 중국, 일본에서들 오셨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50여명~100여명 정도 되었을까?





ㅁ 공연스레 언론에서 1만명 하고 크게 떠들었는데 그에 비하면 현장은 분위기가 차분하였다.
119구급대도 오고, 해병대전우회도 왔지만 팬 환송식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요란하지는 않았다.





ㅁ 12시 전까지는 거의 팬들 숫자나 취재진 숫자나 비슷할 정도로 보였으니 말이다.
YTN에서는
생중계를 한다는 말까지 있었는데 그 말이 사실이라면 국민 세금을 이런데 써도 되나 모르겠다.





ㅁ 앞쪽에 선 분들, 정말 여러 차례 현수막 들고 카메라 포즈를 잡아줘야 했다.




ㅁ 왼쪽 공터에 마련한 주차장이다. 해병대에서 여러 모로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 든다.





ㅁ 12시가 다 된 무렵이다. 500여명 정도 되려나^^





ㅁ 드디어 입장. 대기열부터 팬미팅 장소까지는 400~500여 미터가 되는 거리였다. 부대 정문이라
넓은 도로였는데 팬들이 뛰어가게 되면 혼란스런 상황이 연출될 뻔하였다. 다행히도 팬클럽 관계자
분들이 해병대 관계자 분들에게 협조 요청을 하여 한 줄 한 줄 줄을 선 차례대로 내보내서 한꺼번에
우르르 몰리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ㅁ 팬미팅 장소는 해병대 교육훈련단 '김성은관' 앞이다.
아직 시간이 12시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ㅁ 팬미팅을 1시30분에 한다며 그 사이에 교육훈련단을 한 번 돌아보시라고 안내가 되었다. 부대 안을
돌아보니 상륙용 장갑차, 탱크, K시리즈 자주포 등이 전시되어 있다. 알고 보니 교육훈련단과 해병1사
단이 붙어 있는 것이다.






ㅁ 팬미팅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팬이 늘어나고 있다.




ㅁ 그 사이에 대형 전광판에서 포항시를 홍보를 하는 방송이 귀청이 떨어지도록 계속되었다.
"대통령의 고향-----, 동해안 시대의 개막-----"
"에혀~~~"





ㅁ 아침 일찍 멀리서 온 팬들은 앞에 자리를 잡고 기자들은 포토라인을 넘어서까지 자리를 잡는다.
팬클럽 관계자들이 대형 현수막을 좌악 펼쳐놓았다.김태평은 현빈의 본명이다.





ㅁ 역시 팬클럽 분들이다.





ㅁ 1시가 넘자 해병대 1사단 군악대와 의장대가 나온다. 시범 공연을 20여분 정도 하였다. 그것마저
지루하다. 병사들의 절도 있는 동작과 총기를 다루는 기술은 일반인들에게 그다지 친근하거나 반가운
느낌은 아닌 듯하다. 좀더 재미있는 아이템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ㅁ 그렇게 지루하게 기다리기를 4시간 30분, 드디어 현빈 등장. 날씨가 추워서인지 중무장을 하였다.





ㅁ 여유있게 웃으면서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보낸다.





ㅁ 느긋한 표정으로 얼굴이 환하다.





ㅁ 국민들이 그에게 보내준 사랑에 큰절을 올린다.





ㅁ 그리고 일어서는 순간, 그 마음 속에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사무친 것일까?
터지는 눈물을 붇잡으려고 입술을 앙다문다.





ㅁ 눈가가 빨갛고 눈물이 흘러내린다. (카메라 사정으로!)





ㅁ 그렇게 팬미팅 겸 환송식을 마치고 해병대 입소식을 하는 1사단 연병장으로 이동한다. 교육훈
련단과 1사단이 붙어 있어서 걸어서 3~4분 정도 걸으니 바로 연병장이 나타났다. 입소식에 참여
하는 해병대 지원병과 그 부모 등 가족분들이 정말 많았다.




이러는 도중에 입소식을 하는 과정에서 약간 착오가 생긴다. 원래 순서는 안내 장교의 부대
안내, 의장대의 공연, 그리고 해병대 지원병 연병장에 집합, 간단한 입소 신고, 자기들 막
사로
동을 하면 행사가 끝나는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안내 장교 분이 부대 생활에 대하여 20여 분 정도에 걸쳐 부모님들께서 자녀 걱정
않도록 자세하게 안내를 해준다. 확실이 요즘 군대가 옛날에 비하여 달라진 것은 맞는가보
다.
해병대가 이 정도이니 말이다. 
그것을 마치고 의장대가 군악대 팡파르에 맞춰 나오려던 참에 현빈이 단상에 오른 것이다. 해병
고위 장교와 내빈이 있는 사열대(로얄박스)로 등장을 했는지 순식간에 단상이 소란스러워지
면서

재진이 우르르 몰려간다. 연병장 포토라인에 서 있던 취재진도 모두 일어서서 뒤를 향해 돌아
선다. 수백명 취재진이 연병장 의장대 쪽을 향하지 않고 일어서서 단상을 향해 카메라를 쏘아대
스탠드에 앉아 있던 부모와 지원병들은 오늘 행사에서 갑자기 제3자의 처지가 되어버린다.
오늘
행사의 주인공은 해병대 지원병과 그 가족들인데 말이다. 스탠드에서 부모들은 연병장 의
장대를 내려다
보고, 연병장 취재진은 부모들 시야를 막아서며 단상을 향한다. 

천여명에 가까워 보이는 해병대 지원병과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부모와 가족들이 갑자기 구경꾼
가 되어버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마침내 가족들 가운데 어떤 분이 "얼굴이 잘 생
겨야
해병대다!" 라는 원성이 나오자 사람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진다. 
게다가 취재단이 단상으로
우르
르 몰리는 바람에 안내 장교가 취재단에게 10여분 간이나 단상에서 내려가 달라는 요청 반,
협박
반 방송을 해서야 겨우 일부 방송 관계자들이 계단을 내려와 다시 길이 열린 것이다.


해병대 부대로서도 어떻게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을지 모른다. 취재단으로서는 현빈 얼굴을
정면에서 찍어
야 하고, 현빈 일거수 일투족을 방송에 담아야 하니 어쩔 수가 없었을 것이다. 밥
줄이 달린 일
니 말이다. 현빈으로서도 좋은 뜻으로 국민으로서 충실한 의무를 다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인데
미안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부모들로서도 속상하는 마음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에게 왠지 가슴 한 켠이 불편한 일이었음은 틀림이 없다. 결
국 해병대가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
한 것이다. 또한 이렇게 무리하면서까지 악착같이 취재를 하
는 언론은 누구를 위하여 봉사하는 것일까.
팬덤이란 
많은 사람의 관심을 하나로 모으기도 하지만 때로 많은 사람을 관심 밖으로 밀어내는
것 아닐
까.



ㅁ 의장대 사열, 보기에 대수롭지 않아보여도 어려운 동작일 것이다.




ㅁ 의장대 사열이 끝난다.
드디어 이 연병장의 주인공, 해병대 지원병들이 들어설 차례다.

부모님과 가족들이 많이들 왔다.






ㅁ 그리고 현빈도 단상에서 계단을 통하여 연병장으로 내려선다.
살짝 이마에 힘을 넣은 그 마음은 어떠할까?





ㅁ 연병장에 내려서서 먼저 팬들을 바라본다.
어느 때보다 꽉 다문 두 입술은 현빈 마음속 착잡한 감정일까, 아니면 무엇인가 굳은 다짐일까!





ㅁ 그리고 정면을 바라본다. 차분하다. 하지만 한편으로 역시 무엇인가 어색하다.
하긴 병사로서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ㅋ





ㅁ 구호를 외친다.





ㅁ 미간에 힘이 들어가고 얼굴에 긴장감이 흐른다.
순식간에 병사 같은 포스가 풍겨나온다.
역시 연기를 하는 사람이라 그런 것일까 ^^





ㅁ 현빈은 키가 크다.





ㅁ 이들이 오늘 이곳의 주인공이다.





ㅁ 좀더 편안한 모습이다.





ㅁ 그런데 현빈 뒤에 선 이 얼굴은 왠지 낯이 익다.
내가 가르친 녀석일까^^





ㅁ 부모님께 큰절을 한다. 현빈이 가장 늦게 일어선다.
팬이 많아서였을까!





ㅁ 가방을 멘다.





ㅁ 돌아선다.





ㅁ 앞으로 걷는다.
팬을 떠나기 앞서서 마지막 손을 흔든다. 역시 매너가 좋다. 






ㅁ 손을 잡고 걷는다.
팬과 부모님과 가족들 앞을 떠난다. 취재단과도 멀어진다.




ㅁ "달려!" 인솔 장교가 외친다.




ㅁ 왠지 허겁지겁하는 느낌이,..^^




ㅁ 그리고 줄을 맞춰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