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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재미있을까!/중학생 책

2007_ 0715_ 지구를 걷는 아이_ Moi, Jacob

by 호미랑 2008. 10. 14.


지구를 걷는 아이 상세보기

마누라가 "좋은 책 잘 가져왔지!" 라며 말한다. 이 책은 13 살 아이가 뱃속에서부터 한 해 9개월씩
여행을 하며 그 경험을 적은 책이다. 자콥의 아빠는 히피로 모로코에서 부유하지만 자녀 교육에
는 무관심했던 아버지의 사랑의 부족함을 느끼고 자기 아들에게는 아버지가 함께 하는 사랑을 이
루기 위하여 자콥을 데리고 여행을 떠난다.

엄마 역시 고등학생 시절에 시골 마을에 나타난 한두 살 연상의 매력적인 방랑자에 정신이 홀딱 
빠져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가 자취를 하던 방으로 짐을 싸들고 들어간다. 그렇게 만난 부부, 
그렇게 하여 태어난 아이가 자콥이다.

아빠는 여행을 하면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으로 그것에 동의하고 함께 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엄마를 맞고 아시아의 오지에서 구한 골동품을 사들이고 그것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한다. 아빠는 
프랑스로 돌아가서 머무를 때에는 희곡을 쓰고 그것이 끝나면 다시 아시아로 떠나는 것이다. 아
빠와 엄마는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발리섬에 이르기까지 온 아시아를 다 돌고 돈다.

일본, 한국 등은 돌지 않는다. 아마도 이미 개발된 나라라서 그렇지 싶다. 아빠가 가고 싶은 나라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원시가 살아있는 신비와 모험의 세계이다.

세상에 아직 공개되지 않는 모습들을 찾아가는 것이 아빠의 목적인 것이다. 그러면서 점차 아시아
의 고미술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가는 것이고, 나중에 자콥이 13 살이 될 무렵, 그러니까 고등학교
(중학교)에 갈 나이가 되어서인가 여행을 그만두고 날씨가 좋은 남프랑스에 정착한 것이다.

이 글에서 마지막 부분에 1년 간의 정착 생활을 하던 이 가족은 결국 그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여행을 떠난다.

자콥의 가족이 다니는 곳은 이런 곳이다. 파키스탄의 칼람(Kalam), 이곳의 장대한 산맥과 원시적인 
풍경을 자콥은 '세계의 끝'이라 표현했다. 어쩌면 다른 책들에서 본 것을 인용한 것인지도 모를 일
이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코모도 섬의 야생 파충류들과 고대의 석상, 마상(馬象)들. 다시 말하면 
이방인의, 문명의 손을 타지 않은 가장 원시적인 문화이다.

그러기 위하여 7~8세의 자콥은 하루 종일 걷는 일은 보통 일이 되어버렸고, 언제라도 추락할 것만 
같은 비행기 타기는 늘 두려움과 긴장의 연속이고, 200~300 명의 여객 초과 상태인 낡은 배를 타는 
것은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버스를 타고 덜거덕거리며 또는 진흙탕 속의 밀림을 하루 종일 가는 
것 또한 늘 겪는 일이다.

인도,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면서 콜레라에 걸린 자콥, 말라리아에 걸린 엄마, 그들이 받는 처방은 
그 지역의 처방약이다. 인도에서 콜레라에 걸렸을 때 자콥의 아빠는 그들을 데리고 네팔로 비행기
를 타고 날아간다. 그곳의 전통의학교에서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는 '신비의 알약'을 받아 먹고 자
콥이나 자콥 동생 아르튀르나 모도 깨끗하게 병이 낫는다. 우리 한국 사람이라면 별로 신뢰하지 
않는 약을 별 두려움 없이 먹는 것이다. 그래서 자콥의 아빠가 히피인지도 모를 일이다.

인상적인 것은 학교 선생님께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약속을 하고 세상 어디에서나 하루 두 시간
씩은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배울 교육과정을 단 하루도 빠짐없이 공책에 적어서 프랑
스에 있는 선생님께 우편으로 부친다. 처음에 미심쩍어 하던 선생님들도 나중에는 아빠의 책임
감에 별로 의문을 달지 않는다. 자콥 역시 나중에는 공부를 하는데 별로 거부감 없이 열심히 해
낸다. 더 놀라운 것은 자콥의

아버지가 자콥에게 산수 문제를 내주기 위하여 그만큼의 시간을 들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초
등 5학년 과정이라면 이런 문제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자동차의 너비가 120cm, 길이가 220cm 인 
경우 각각 90cm의 공간을 두고 주차장을 만들면 그 너비와 길이가 어떻게 되는가"하는 문제이다.
 이런 문제를 하루에 20개씩 출제를 해야 하는 일, 그 전에 또한 그 개념을 이해시키기 위하여 공
부할 문제를 내주는 일을 자콥의 아빠가 준비하는 것이다. 아빠의 삶은 자유로움 그 자체이지만 
그것을 해내기 위하여 아빠로서의 책임감에는 1%의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 이 책에서 인상적인 구절+++++++++

"하루 세 시간의 공부, 그리고 지구와의 만남을 통해 나는 알아야 하는 모든 것을 배운다. 내 미
래는 학교 성적에만 달린 것이 아니라 살면서 얼마나 요령 있고 적절하게 행동할 수 잇느냐 하
는 능력에도 달려 있다. 정말로 유용한 건 어쩌면 학교 밖에 있는지도 모른다." (자콥)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모델로 삼는 사람, 그건 아버지다. 우리 아버진 내 모델이 되어주지 
못했어. 그래서 난 내가 찾이 못한 아버지의 모델이 되기 위해 세계를 돌아다녔다."

"우린 돈은 없어. 그러나 어디 가서 뭘 봣는지, 무슨 공부를 했는지, 여해의 기록이면서 학과 공부
의 증거인 이 공책은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야."(자콥의 아빠)

사람들은 책 속에 길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말 알아야 할 것들은 두 발로 그 길을 떠나보지 
않으면 배울 수 없는지도 모른다. 여행, 그것은 삶의 학교이다.(자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