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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을 보는 창/활동 사진

2007_ 0326 _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by 호미랑 2008. 10. 14.

 

토요일 어제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동영상으로 보았다. 마츠코가 아버지의 사랑을 받기 위하여 눈물 겹게 애를 쓰며 온갖 직업을 전전하다가 결국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다는 줄거리이다. 마츠코는 성격이 명랑하고 활달하며 집앞 강가에서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학생이다. 하지만 마츠코 아버지의 사랑은 온몸을 움일 수 없는 장애 여동생이 독차지 하고 있다. 이 여동생은 사지를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어서 거의 하루를 침대 위에서 생활한다. 마츠코의 아버지는 마츠코에게 웃음 한 번을 보인 적이 없다. 그런 엄격한 아버지가 동생만을 끔직하게 사랑하는 것이다.

어느날 초등학생 마츠코는 아버지와 함께 백화점에 갔다가 옥상에 있는 문화센터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그 공연 도중 연기자가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보일 때 처음으로 아버지의 웃음을 본다. 마츠코는 이 놀라운 사실에 경탄하며 그 아버지의 어깨를 쳐서 이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흉내 낸다. 아버지는 귀여운 마츠코의 모습에 웃음 짓는다. 그리고 이 때부터 마츠코는 아버지의 관심을 받고 싶을 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사정없이 삐죽 내민 표정을 지어 아버지의 웃음을 확인하고 결국 중요한 순간마다 마츠코는 이 표정짓기가 버릇이 된다.

 이 영화는 마츠코의 조카 쇼에게 아버지가 마츠코의 유골함을 들고 찾아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음악을 하겠다고 고향에서 가출하여 떠나온 뒤 몇 년 동안이나 연락 없던 아버지는 쇼의 고모가 죽었다고 하며 그의 집을 정리하여 달라고 부탁한다. 이 영화는 쇼가 고모의 집을 찾아가 고모의 죽음을 쫓는 경찰, 고모의 친구, 주변 사람들과 만나면서 고모가 어떠한 인생을 살았는가를 추리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마츠코는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된다. 어려서부터 고운 노래를 잘 불렀던 마츠코는 학교에서도 인기 있는 교사이다. 어느 날 수학여행을 갔는데 여관에서 매점 주인이 돈을 잃어버리고 마츠코 담임 반 학생이 혐의가 있지만 이를 확인할 길이 없어 곤란한 처지에 빠진 마츠코는 동료 교사의 돈을 잠시 허락없이 빌려 주인에게 자기가 훔쳤다고 거짓 자백을 하고 여기서 끝내기로 약속을 한다.

하지만 주인은 이 사실을 학교에 알리고 마츠코는 교장에게 불려가 문책을 당한다. 마츠코는 혐의를 받은 제자에게 사실을 밝힐 것을 약속 받고 교장 앞에 서지만 학생은 혐의를 부인해버린다. 절도와 무고라는 큰 잘못을 저지른 식이 되어버린 마츠코는 학교를 그만 둔다.

고향을 떠난 마츠코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작가 지망생과 살게 되는데 어느 날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라는 말 한 마디를 남기고 기차가 달려오는 철길위에서 마츠코가 망연자실 바라보는 가운데 자살을 하고 만다. 그 작가 지망생과 경쟁 관계에 있던 다른 작가 지망생은 마음씨가 따뜻하고 순수한 마츠코를 위로하며 동거를 하지만 그 역시 자기의 경쟁자의 삶을 철저하게 파괴하려는 열등감의 발로 이상은 아니었고 마츠코는 그에게서 버림을 받는다.

 

 결국 마츠코는 연속되는 불행에 절망하여 몸을 팔게 되고 기둥 서방을 만나지만 그를 죽이고 감옥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미용을 배운 마츠코는 출소하여 미용사로 성공하며 그의 초임 교사 시절 제자를 만난다. 그리고 마츠코는 제자가 자신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런 일을 벌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의 사랑에 감동하여 함께 사랑을 나누는 사이로 발전한다. 하지만 이 또한 불행의 시작. 그의 제자는 야쿠자로서 어린시절부터 사랑이라고는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파괴 본능의 소유자이다. 마츠코를 마치 상대방 조직원 정도로 생각하고 두들겨 패는 연인인 제자. 그의 연인은 어느 날 조직의 자금을 도박에 탕진한 나머지 조직원들에게 쫓기게 되고 살해당알 처지에서 경찰에 동료들을 신고하고 감옥에 들어간다.

감옥에서 그는 자신의 삶에 마츠코의 헌신적이고 꾸밈없는 사랑을 깨닫지만 자기가 결코 가까이 갈 수가 없는 사랑임을 깨닫고 출소하는 날 마중 나온 마츠코를 주먹 한 방으로 날려보낸다. 마지막까지 사랑에 배신 당한 마츠코. 그의 앞에 어떠한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까.

마츠코는 어려서 사랑을 받고 싶어하였고, 젊어서는 삶의 모든 것을 다 주는 사랑을 하는 여성이다. 마츠코에게 사랑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나카타니 미키는 전차남에서 전차남이 짝사랑하는 여성으로 나온 매력적인 배우이다. 이 영화는 아시아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평생을 사랑하는 남성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여성.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러한 순수한 사랑을 사회는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이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란 제목은 우리가 혐오스러워 하는 사람들의 삶 속에 어떠한 아름다운 사랑이 있는지, 사회적 관습과 가치란 것이 얼마나 이해타산적인지 돌아보게 하는 반어적인 표현이다. 가식적인 삶이야말로 혐오스런 삶이란 메시지가 아닐까....^^

 

 

 *아이들에게 독서감상문을 쓸 때 자기 생각을 적으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다 쓰고 보니 나도 역시 줄거리 중심으로 글을 썼다. ㅋㅋ 왜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