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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2013년 학교에서

신입생, 시험의 시작- 하나

by 호미랑 2013. 2. 6.

올해 신입생이 배정을 받아서 반편성 배치고사를 친다.

아이들이 자기가 다니는 중학교에 맨 처음 와서 하는 일이 시험을 치는 일이다.

아이들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학교에 대한 긴장감과 두려움 속에서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시험을 친다. 

 

 

 

 

 

 

 

ㅁ 도열이는 시험 시간에 많이 늦었다.

1교시(오후 1시20분부터 시작한)에 안 보여서 결석인 줄 알았는데,

시험이 시작되고 30분쯤 지나서 허겁지겁 들어온다.

"왜 늦었니? 도열아."

"버스를 잘못 탔어요."
"아, 반대편 방향으로 탔구나."

"네."

"그래, 버스를 처음 타면 그런 일이 꼭 한 번씩은 있지. 다음부터는 실수를 하지 않겠구나.^^"

 

 

 

 

 

 

ㅁ 대부분의 아이들 이름은 지금은 전혀 모른다.

입학식을 치르고, 한 학기 정도 다니면 모두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ㅁ 얼굴이 무척 낯이 익었다.

"너, 나 전에 본 적 없니?"

"없어요."

"그래, 나는 낯이 익은데,..?"

퇴근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내가 다니는 성당에서 본 듯하다.

성당에서 사진을 몇 번 찍은 적이 있는데 그 때 본 것 같다.

아내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물으니

"아, 수환이!"

하며 반긴다.

 

 

 

 

 

ㅁ 승욱이는 패션이 남다르다. 머리카락 파마를 한 것이나 염색을 한 것이나 눈에 띈다.

그래도 카메라로 사진을 찍자 하니 쑥스러워한다. 한 손으로는 V자를 그리며 낯을 가린다.

몇 번을 "사진 하나 찍어보자."고 달래고 꼬셔서 이 한 장을 얻는다.

 

 

 

 

 

ㅁ 1학년 세 반 교실에서 사진을 찍었다.

모두 5반 학급에서 시험을 치렀다.

내가 들어간 교실은 세 반인데,  그 중에서 카메라를 들이댈 때 유일하게 적극 협조한 녀석이다.

얼굴 뻔치가 쎈 놈인가^^